캐나다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됐다.
캐나다 통계청은 17일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2월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1.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월 2.3%에서 낮아진 수치로, 시장 예상치인 1.9%도 밑돌았다.
이번 물가 둔화는 1년 전 종료된 GST/HST 면세 조치의 기저효과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2025년 2월 15일 종료된 한시적 판매세 면제가 당시 해당 품목 가격 상승을 유발했고, 이로 인해 2026년 2월 연간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물가 둔화에도 불구하고 일부 품목의 상승세는 여전히 두드러졌다. 외식 가격은 전년 대비 7.8% 상승했고, 주류 가격은 6.8% 올랐다. 장난감과 취미용품 가격도 5.4% 상승했다.
식료품 물가는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 매장 구매 식료품 가격은 전년 대비 4.1% 올라 1월(4.8%)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통계청은 이러한 둔화가 전반적으로 나타났지만 그 폭은 제한적이며, 특히 신선·냉동 쇠고기 가격 상승률이 1월 18.8%에서 2월 13.9%로 낮아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근 5년간 식료품 가격이 30% 이상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가계 부담은 여전히 큰 수준이다. GST/HST 효과를 제외할 경우 2월 CPI 상승률은 1.9%로 집계됐다.
주택 관련 비용과 여행 상품 가격 하락도 전체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가주택 대체비용과 기타 주거비, 여행 패키지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했다.
근원 물가 지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항목과 간접세 영향을 제외한 CPI-중앙값과 CPI-절사 평균은 2월 모두 2.3%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9월 3.1%에서 꾸준히 낮아진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공급 측 요인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상 악화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 쇠고기와 커피 등 일부 식품 가격은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가격은 여전히 물가 흐름의 주요 변수다. 2025년 4월 소비자 탄소세 폐지 영향으로 휘발유 가격은 2월 기준 전년 대비 14.2% 하락했다. 다만 하락 폭은 1월(-16.7%)보다 줄었는데, 이는 이란 전쟁을 앞두고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일부 산유국 공급 차질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 둔화가 과거 데이터를 반영한 결과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유가가 급등하면서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몇 달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를 3%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지만, 근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물가 지표는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 발표를 앞두고 나왔다. 중앙은행은 지난 1월 28일 기준금리를 2.25%로 세 번째 연속 동결한 바 있으며, 시장에서는 3월 18일 회의에서도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물가와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중앙은행이 서둘러 정책 변화를 단행하기보다는, 에너지 가격 상승의 범위와 지속 기간, 그리고 성장과 물가 간 균형을 좀 더 지켜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